평소에 전혀 이성으로 생각치 않았던 누나가 있었습니다. 직장 동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세상사에 너무나 힘들고 우울해하던 상황을 그녀가 옆에서 위로해주며 지켜주었습니다. 원래 성격이 밝아보였던 그녀인지라 성격상 그랬던 것인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제 얘길 들어주었고 따뜻하게 안아주기까지 했습니다. 저는 그녀에게 안겨서 울기까지 했습니다. 그 후로... 저는 그녀에게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지금 가장 고민하는 것은... '이것이 진정 사랑일까' 하는 것입니다. 두렵습니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진다는 것... 왜냐면 그것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요.
현실적인 얘길 해보겠습니다.
만약 남녀사이가 아니었고 동성끼리였다해도 그동안의 친분 이상의 끈끈한 정이 생기셨을 것입니다. 남녀가 아니라해도 나의 깊은 속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마음의 오픈) 눈물까지 흘렸는데 상대방이 그것을 알아주고 들어주고 감싸안아준다면 정말 깊은 정이 생깁니다. 할머니.. 아니 할아버지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할아버지라 할지라도 정이 생길진데... 가뜩이나 애인도 없이 외로운 님에게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는 비슷한 나이의 이성이라면 그 정이 곧 연정으로 변화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급한 마음으로 다가가서는 안됩니다. 왜냐면...
왜냐면 님이 아는 그 누나는 님을 정말 아끼고 감싸주고 싶은 순수한 동기에서 다가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마음에 위배되는 '연정' 을 급하게..함부러 꺼내다가는 그녀는 순식간에 (아니면 서서히)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불편하니까요. '내가 의도한 건 그런게 아닌데... 이건.. 이건 생각도 못했는데..' 등등 당황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좋고 싫고를 떠나서 내가 생각치도 못했던 일이 벌어지면 당황하게 되고 그 자리를 피하고 싶어하는 심리가 있습니다.
조금 비슷한 심리로써 '공포심' 을 예로 들면 사람은 눈 앞에 보이는 잔인하고 징그러운 괴물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고 어딘가에서 숨어서 나를 노리는 미지의 존재를 더 무서워 하는 법입니다. 눈앞에 토막 살인 시체가 있는 것과 스산한 공동묘지에서 등뒤의 스산한 기운 중 어느쪽이 더 무섭고 덜덜 떨리게 할까요.
님이 두렵고 잘 모르겠다면 그 누나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님을 따뜻하고 포근하게 감싸주었다해서 사랑마저도 조금 어떻게 대쉬해보면 쉽사리 받아주리란 생각은 설마 안하시겠지요.
이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은 둘의 관계에서 벌어진 위로를 통한 깊은 정을 사랑과 결부시키지 마십시요. 보통 유야무야 섞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건 제 생각엔 조금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녀에 대해서 님이 아는 것도 없을 것인데 (그녀의 깊은 내면 같은 것..) 지금 조금의 정이 생겼다고 그것에 기대는 형국이니까 결국 오래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보다는...
그보다는 그녀를 하나씩 하나씩 알아갔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녀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것이 무엇인지 따져보십시요. (거의 없을 겁니다.) 그녀가 밝아보인다고 하셨는데... 세상에 뼈속까지 밝은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아이들이나 머리에 꽃 꽂은 동네 바보처녀 빼곤) 그러니 그녀를 잘 관찰하고 그녀의 얘기도 듣고 (얘길 안하면 님이 물어봐서 알아내야죠!) 해서 그녀의 외로움과 고충을 알아내십시요.
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지는 가장 첫번째는? 바로 그 사람의 고충을 알아주는 것입니다. 그 사람의 외로움과 고충을 알아가면서 그것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그래서 그 사람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들을 해주다보면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알아줍니다.
바로... 이때가, 사실.. 고백의 타이밍입니다. 다짜고짜 고백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들 실패의 쓴잔을 마시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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