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요약>
생애 처음으로 하는 소개팅 입니다. 처음이라는 이 단어... 참 떨리네요. 대화하는 방식을 몰라서 제일 걱정되네요. 어떻게 해야 재밌게 분위기를 이끌 수 있고 유머러스하게 할 수 있을까요. 괜찮은 유머는 없을까요?
소개팅에서 주의해야 할 것이 외운듯한 유머를 책 읽듯이 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흔히 재밌고 유머있는 남자가 여자에게 인기라는 말을 듣고 맹목적으로 (제대로 된 유머를 모르는체) 잘못된 유머를 억지로 하는 남자들이 있습니다. 결과는...? 대망입니다..
유머라고 생각되는 고정관념의 것들은 모두 다 버리십시요. 그것들은 유머가 아닙니다. 말장난이거나 재미없는 짤막한 넌센스 스토리들입니다.
'재밌는 얘기해드릴까요? 어느날 참기름과 라면이 싸웠어요.그런데 다음날 라면이 경찰서에 잡혀갔어요. 왜인줄 아세요? 바로 참기름이 '고소' 해서요~ ㅎㅎㅎ' <---인터넷 검색으로 바로 나오는 유머중에 하나입니다. 이런게 재밌나요? 재밌을려고 억지로 애쓰는 얘기일 뿐이죠. 하나도 재미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소개팅 장소에서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이런 얘기를 더듬더듬 얘기(자기 자신도 확신하지 못한채로..)한다고 해서 얼마나 웃기는 남자가 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정답을 말해드리죠. 일단 상대를 웃게 만들면 재밌는 남자입니다. 유머를 부린다고 상대를 웃게 만드는게 아니라는 것이죠. 상대를 웃게 만드는 1단계는 '배려' 입니다. 상대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죠. 이를테면 아주아주 비싸고 푹신한 쇼파에 상대방을 앉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딱딱한 학교 의자에 앉히는 것과 비교해서 상대방의 마음이 어떨까요? 몸이 편해지면 마음도 편해집니다.
1단계의 배려를 잘해야 상대의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러면...? 그러면 내가 얘기하는 왠만한 것들이 다 그 사람에게는 호감으로 다가가게 되있습니다. 이것이 1단계 완료죠. 2단계는 그 사람에게 공감이 될만한 요소들을 끄집어내서 멘트로 승화시키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가끔 윗 입술을 쫑긋 거리는 특징을 간파해냈다고 칩시다. (간단한 관찰로 충분히 알아낼 수 있음) 그러면 그것을 멘트로 승화시키는 겁니다. 그녀가 주로 어떨때 그런 표정을 짓는지를 통계내야 합니다. 그녀가 주로 관심있어 하는 순간에 그러는 것 같다고 한다면... 그것을 진정한 유머로써 승화시킬 수 있습니다.
'지금도 쫑긋 하셨네요. ^ ^~'
'네? 뭐가..'
'ㅇㅇ씨가 무의식적으로 윗입술을 쫑긋거리는 것을 봤어요. 귀여우신 것 같아요(막간을 이용한 칭찬). 어떤 기분일때 그러는거죠? ^ ^'
'네..? 글쎄요. ^ ^ 잘 모르겠어요...'
'제가 한번 맞춰볼께요. ㅇㅇ씨가 주로 관심 있는 부분에 대해서 쫑긋 하는 것 같아요. 뭔가에 되게 호기심을 느끼거나 집중할 때 그 귀여운 입술 댄스를 하시는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하핫...'
'아우...그래요? (부끄부끄)'
정말 별것도 아니고 그냥 지나칠수도 있는 얘기들입니다. 마치 무에서 유를 창출해내는 듯한 대화죠. 보통 소개팅에서 대화소재가 없다고 하는 남자들 많은데 말이죠. 대화는 만들어내면 됩니다. 어떤 대화거리가 일정하게 쌓여있는게 아니죠. 그 순간 그 상황속에서 항상 뭐든지 만들면 만들어지는 것이 대화입니다.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지면 그 소재를 찾아낼 수 있죠. 다시 윗 얘기로 돌아가서...
'그러면 ㅇㅇ씨는 아까 패션에 관심이 많으시다고 하셨으니까 음... 이를테면 샤넬, 프라다, 구찌 등 명품 얘기하면 입술이 쫑긋 거리시지 않을까요? 훗...' (살짝 여자의 관심사에 대해서 떠보면서 약간의 장난끼를 포함한 멘트)
'ㅎㅎ.. 그런가요. 전 그런 명품에 관심없어요.^ ^~'
'아...역시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네?' 'ㅇㅇ씨는 첫 눈에 소박하고 진솔한 여자라고 써있는걸 본것 같아서요.'
'써있는걸 봤다구요? 어디....에?' '음...글쎄..요? ^ ^~ 입술에?' '...' '... 죄송해요. 농담인데 썰렁하죠. ㅜㅜ'
'ㅎㅎ...아니에요. 재밌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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