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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일반연애고민

[연애고민] <어.장.관.리> 라는 말에 대해서..




<질문요약>


 평범한 여대생입니다. 제가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어장관리' 라는 말입니다. 이런 개념은 대체 누가 만들었을까요. 그리고 그런게 존재하기라고 하는 것인지?! 

 저는 한번도 먼저 연락한적 없는 사람들이 먼저 연락해와서 답장해주고 밥 먹고, 영화보고 이러는 것도 어장관리입니까? 정말 남자와 여자사이에 밥먹고 영화보면 다 관심있는 거랍니까? 그럼 소개팅남한테 몇번 제가 먼저 연락한건 뭐가 됩니까? 저는 관심있어서 그런건데 그런게 관심있다는 표현 아니겠습니까? 이게 왜 어장관리입니까? 이해를 할수가 없습니다. 관심없는데 답장을 하는 경우, 관심있어서 선문하는 경우... 왜 이게 다 어장관리랍니까?

 어장관리라는 개념 그냥 사람들이 만들어내고 부풀려진 이상한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단어따위 없어지고 그냥 마음가는대로 행동하면 안될까요?














 연애 상담을 하는 사람으로써 제가 듣기 싫었던 단어중에 하나가 '어장관리' 라는 말이었습니다. 사람간의 미묘하고 깊이있는 연애라는 감정을 가볍게 풀이하는 단어인 탓입니다. 그리고 깊이있고 미묘한 연애 심리를 잘 살피고 제대로 하려고 노력하는 흐름이 아닌 그저 쉽게 생각하고 남을 탓하기 좋아하는 심리에서 출발하는 것이 '어장관리' 라고 치부해버리는 행위이기도 하구요.

 한탄스러운 것은 비슷한 연애 상담을 하는 부류들조차도 '어장관리' 라는 말을 손쉽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연애 심리에 대해서 좀 안다고 하는 사람들조차도 그러하니 정말 깊이있고 현실적인 마음으로 사랑이나 연애고민에 대해 접근하는 자가 극히 적다는 것입니다.

 님의 마음은 순수하기에 '어장관리' 같은 허튼 소리에 반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님의 머리가 알기 이전에 이미 마음이 거부반응을 한 것이죠. 순수한 마음을 가지면 그렇게 무의식이 작용을 하게 되어있습니다. 느낌으로 '이건 뭔가 아닌데..' 라는 반응이죠.

 제가 생각하는 남녀 심리에 대해서 얘길해 보겠습니다. 우선 남녀이전에 사람에 대해서 논해보자면, 사람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라면 그것은 관심이 있는 것입니다. 관심의 정도는 극히 미묘하여 정확히 측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내가 갖고 싶은 핸드폰 케이스에도 관심이 있다고 할 수 있고 내가 한 눈에 마음을 빼앗긴 이성에게도 관심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정도의 차이, 깊이의 차이가 결국 남들이 말하기에 '넌 정말 그 대상에 대해서 관심이 많구나?' 또는 '넌 정말 그 것을(그 사람을) 사랑하는구나?' 라고 하는 것입니다.

 

 아주아주 미묘한 것이 사람 마음입니다. 어장관리라는 기준 자체를 정하기가 극히 애매합니다. 요즘 뜨고 있는 애정남이 아무리 머리써도 해결하기 힘듭니다. 소설 영웅문(중국의 천재작가 김용 작품) 중에서 제 3부인 의천도룡기라는 작품에서도 이러한 상황이 잘 나옵니다. 주인공 남자가 최종적으로 아내로써 맞이하는 여주인공 이전에 수없이 많은 여자들과의 정신적 애정의 교감을 하게 됩니다. 어떤이가 보면 그 주인공(장무기)은 바람둥이일 수도 있고 (옆에서 질투하는 여자들이 '당신은 참 여자가 많군요' 라는 등의 질책을 함) 또 어떤이가 보면 그는 바람둥이가 아니고 그저 마음이 착하고 정이 많은 진실된 사람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보기엔 장무기(남주인공)는 마음이 정말 순수하고 정이 많은 사람일 뿐입니다. 허나 그도 남자이기에 착하고 귀여운 여자에게 마음이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파렴치한처럼 이 여자, 저 여자를 농락하려는 마음은 추호도 없는... 그저 조금은 우유부단하고 어떻게 말하면 둔한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워낙 정도 많고 마음이 착하고 의리가 있는 탓에 그와 인연이 된 여자들은 모두 그를 좋아하게 될 수 밖에 없기도 하구요. (기회가 되면 한 번쯤 보십시요. 무협소설이지만 그 안에는 어떠한 연애소설보다 더 깊은 연애 심리가 있습니다. 왜 김용이 중국 최고의 천재작가라 하는지를 알 수 있죠..)

 사실 바람둥이냐 아니냐라는 선악의 기준 자체가 모호하기에 연애감정처럼 순수한 마음의 발로를 천하고 쉽게 판단하는 말들은 사라져야 합니다. 허나, 우매한 사람들도 존재하기에 사람의 마음을 가벼이 여기는 일도 벌어지는 것이니 뭐 어쩌겠습니까... 저도 한때 실망감이 많았지만 이것도 또한 제가 사는 세상인지라 받아들이고 겪어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질문자님의 마음과 공감하는 1인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만 기억하시고 너무 답답해 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것뿐입니다. 마음을 편안히 하고 입가에 미소를 띄면 투박하기만 한 세상사도 능히 살아지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