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고민] 동기를 짝사랑, 참 어려운 여자의 마음

<질문요약>

 동기를 짝사랑하는 대학생 남자입니다. 잘해주고 은근히 눈치도 줬지만 부담스러워하길래 잠시 주저하고 거리를 뒀습니다. 그러다 다시 또 기회를 봐서 접근하다가 또 부담스러워하는 듯하면 거리두고 소심하게 계속 그랬습니다. 그애 맘을 도저히 알수가 없네요. 그리고 담배 피는 것을 싫어하는 그애를 위해서 오랫동안 피웠던 것을 끊어버렸습니다. 그애는 과연 저를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고백을 하려면 어떤식으로 해야할지 고민이구요. 꽃과 편지, 선물 등으로 준비해서 그녀에게 턱 주려고 생각하는데 어떨지... 아무튼 이래저래 맘고생이 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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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님의 구구절절한 사연에 답하기 전에 한가지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하는 스타크래프트 게임에 대해서 한 마디 하죠. 그 게임에 대해서 잘 아실거라고 믿고 말하겠습니다. 

 스타를 합니다. 1:1 게임으로 한다고 칩시다. 일단 서로 자원을 캐서 병력이나 건물을 생산합니다. 그리고는 전략적인 공방전을 통해서 승자를 가르게 됩니다. 그런데... 스타크래프트 역사 초반에는 전략적인 플레이가 우세였습니다. 임요환 같은 컨트롤러가 잘 나갔었죠. 그러다 언제부턴가 물량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전략적인 플레이도 좋지만 우선은 싸울 병력이 많으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공식이었죠. 아무리 컨트롤을 잘해도 물량이 적으면 결국엔 소모전을 통해서 지게 된다는 흐름이었습니다.  

 이 스토리를 통해서 연애에 접목해서 알게 되는 진실은 연애를 잘하는 비법 같은 것들 보다(이리저리 밀당하거나 잘 보이려고 수를 쓰거나 이벤트 하거나 등등...등등..........) 우선 내가 매력(스타에서 물량이라고 대입한다면)이 많다면 전반적으로 유리합니다. 말하지 않아도 시선을 끌게 되고 관심을 받게 됩니다. 그런겁니다. 

 

 자동차 영업사원이 정말 좋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광고해대는 일반 중형차보단 아무런 광고도 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어도 페라리라는 차는 '스르륵~' 지나가도 눈길을 끕니다. 환상적입니다. 타고 싶죠. 돈이 없어서 문제일뿐... 누가 공짜로 타라고 주면 안 탈 사람 거의 없을 겁니다. 누가 내 국산 서민차와 바꿔준다고 하면 안 바꿀 사람 없을 겁니다. 아무리 나와 정이 들고 나에게 잘해주었던 애마였다 하더라도... 

 위의 자동차 예는 좀 거부감이 들수도 있지만 그래서 불편할수도 있지만 진실입니다. 일단 님의 질문에 대해서 간단히 코멘트를 해보겠습니다. 

 님이 매력이 없다면 그녀는 님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을 겁니다. 아주 간단하고도 불편한 진실이죠. 그리고 그녀를 위해서 담배를 끊던 말던... 그것도 관심없습니다. 매력적인 남자가 피는 담배는 좀 거슬리긴 해도 멋지긴 합니다. 원빈같은 배우가 영화상에서 담배를 피워댄다. 어떤 여자가 '어휴...담배피는 저 꼴 좀 봐...싫다 싫어. 저런 남자..' 라고 할까요? 

 또한... 님이 준비한다는 이것저것들과 편지... 편지 좋죠. 근데 잘 써야 합니다. 편지를 딱 읽었을때 정말 솔직하면서 재미도 있고 나름 개념이 있는 것 같으면서 읽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고 진심도 느껴지게... 등등 이렇게 써야합니다. 그게 임요환 게이머가 환상적인 컨트롤로 상대의 대병력을 소수병력으로 유린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테크닉의 승리죠. 

 하지만 그렇게 쓰기는 쉽지 않습니다. 제가 편지대필을 하는데 대부분의 상담자들이 하시는 말은... '자기의 마음을 자기보다 더 잘 표현해줬다..' 라고 합니다. 어떻게 된게 저는 상담자들의 인생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고 한두시간의 대화만으로 더 속마음을 잘 표현해 냈을까요? 그건 제가 전문가라서 그럴껍니다. 제 편지쓰는 기술이 높아서 일 것입니다. (이건 자랑이면서 자랑이 아닙니다. ㅎ~) 그런데 일반사람이 (평소에 글 한편도 잘 안 써보던 사람이..) 얼마나 진솔하고 흥미로운 편지를 쓸 수 있을까요...? 

 어떤 남자가 어떠어떠한 이벤트나 선물...기타 고백을 통해서 사귀는데 성공했다...? 이건 그녀가 이미 그 남자에 대해서 어느정도 호감이 있었다고 봐야하는 것입니다. 정말 공들인 고백인데 실패했다...? 이건 남자가 그녀의 무의식에 아무런 매력적인 느낌을 주지 못했다고 봐야합니다. 제 얘기들이 너무 어렵습니까?! 아니면 받아들이기 거북한가요. 매력입니다.... 매력(스타에서의 물량)이 우선 갖춰지고 나서 그 다음에 컨트롤입니다. 격투가들이 우선 몸을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격투 기술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격투에 걸맞는 근육과 체력이 더 중요합니다. 사상 최강의 무술가 개미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코끼리와의 대결을 상상해 본다면... 99.9% 코끼리의 승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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