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고민] 30대초 여성이에요 남친의 갑작스런 이별 통보..

 30대 초 여성입니다. 동갑의 남자와 10개월 정도 만나왔어요. 서로 비슷한 성향이었던 덕인지 싸움 한번 없이 사이 좋은 커플로 잘 지내왔었거든요. 정말 헤어지는 당일까지도 별다른 징후도 못 느낄 정도로 저에게 다정하게 해주고 데이트도 잘 하고 관계까지도 잘 했거든요 ㅠ 그런데 저한테 조용히 말하는게 앞으로의 연애가 자신이 없어졌다면서 .. 점점 마음이 줄어들고 했다면서 이별을 말하더라구요. 제가 뭘 잘못했다던가 그런건 전혀 없이요 ㅠ 그리고 개인적인 상황들이 좀 버거운 편이라 결혼까지 가는 것도 자신이 없는가봐요. 저는 여태 만나왔던 남자중에 저에게 가장 잘해주고 그래서 결혼까지 진지하게 생각해왔었는데 이렇게 이별하게 되니 너무 허무한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허무하게 이별할 수 없어서 매달려보고 시간을 좀 벌어놨지만 가능성은 별로 없는 거겠죠? ㅠ

 

 누누히 말해왔던 것이지만 연애하면서 안싸운다는 것은 정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싸우면 문제가 있다고들 생각하는데 오히려 안싸우는게 문제입니다. 서로의 깊은 곳까지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안싸우는 것입니다. 막말로 연인 관계를 떠나 인간관계로 놓고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내가 관심이 깊지 않고 책임질 생각도 없으면 그 사람이 뭔 짓을 해도 별로 화나거나 짜증나지 않습니다. 반대의 경우라면 그 사람이 뻘짓을 하면 짜증나고 화나고 미칠 지경이 되기도 하죠. 그런게 인간관계입니다. 

 

 결혼까지 생각하는 연인 사이에 한번도 싸우지 않고 항상 좋은 분위기라면 무엇을 의미할까 생각해보면 간단합니다. 심지어 순수한 어린 유치원이든 초등학생 친구들 사이에서도 하루가 멀다하고 싸우기도 하고 짜증내고 다시 친해져서 세상 둘없는 느낌으로 사이좋게 노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사람과 사람 사이는 그렇게 좋을땐 좋고 싫을땐 애증의 관계이기도 하고 해야 자연스럽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항상 싸우지 않고 좋다는 것은 그저 '좋은 부분만 같이 공유' 하는 사이라고 보면 됩니다. 

 

 지금 남친의 상황이 힘들고 하지만 그것을 님에게 깊게 공유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님 역시도 그러한 부분을 깊게 파고들지도 않았겠죠. 그렇게 둘 사이는 그저 만나면 좋은 시간만을 공유하는 반쪽짜리 였던 것이구요. 이제라도 그 남자의 힘든 상황들을 깊게 파고들어서 같이 조금이라도 고민을 나누고 그러는 마음을 느끼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님이 어디 걸어가다 살짝 넘어져서 살짝 상처가 나고 피가 나도 님을 좋아하는 남자친구라면 걱정해주고 신경써주면서 어떻게든 치료해주거나 위로해주려고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상대방에게 인생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힘든 부분들이 있는데 그것을 얼마나 님과 공유했는지.. 또한 님은 얼마나 들어주려고 적극적으로 했는지를 생각해보면 됩니다. 

 

 아마도 상당히 수동적으로 남자가 제시해주는 정보에만 의존하고.. 그래서 남자가 힘든 점은 말하기도 하지만 깊게 던지지 않고 그저 님과의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에만 주력하면 주력하는대로.. 그렇게 수동적으로 따랐을 것입니다. 만약 남자가 님을 만나면 맨날 힘든 얘기하고 짜증내고 데이트 분위기 주로 안 좋고 했다면.. 님이 과연 행복하고 결혼까지 쉽게 생각하고 그런 흐름으로 흘렀을지 생각해본다면 제 말들이 귀에 들어올 것입니다.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르죠. 왜냐..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깊은 깨달음의 순간이어서.. 사람은 올바른 깨달음이 바로 가장 빠른 시작이 될 수 있으니 그럴 것입니다. 한번 깊게 생각해보시고 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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